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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길냥이가 더럽다는 손님

by 택시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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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쓴이 택시입니다.
오늘은 제가 겪었던 일중 가장 속상했던 겨울의 이야기를 풀어보어볼까 합니다.
사실 겨울은 길고양이들에게는 정말 최악입니다. 추운 데 갈 곳은 없고 뜨거운 물을 떠줘도 몇 시간 만에 얼어서 물을 먹을 수도 없고 습식조차도 놔두면 꽝꽝 얼어서 건식밖에 놔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최대한으로 길냥이 집을 만들어 아이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사실 다 돕지는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게 뒷문 테라스에도 길냥이를 위해 집도 지어놓고 밥도 놓아두었습니다. 아예 눌러사는 녀석들도 있죠.
그러다가 정말 너무 추운 날에는 고양이들이 야옹야옹 뒷문에서 저희를 부릅니다.
문을 열어달라는 신호죠.

하지만 식당이기에 사실 고양이를 들일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손님이 다 나간 후 마감 청소를 할 때나 손님이 안 들어오는 시간 타임에 잠시나마 히터 바람에 몸을 녹이라고 잠시 들어오라고 합니다. 만져보면 고양이들이 몸이 꽁꽁 언 게 느껴집니다.


바로 뒷문 앞에 앉혀 놓고 손님이 문을 여는 순간 얼른 내보내고... 마감 청소 때는 손님이 어차피 없으니까 들어와서 몸을 녹이게 둡니다. 오죽하면 이 녀석들이 얼마나 추우면 이럴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앞쪽에는 못 가게 하고 뒤쪽 문 앞에서만 이게 해줍니다.
근데 어느 날... 지금은 저희 집 고양이가 됐지만 노랑이가 길고양이 시절 너무 추운지 가게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왔습니다. 마침 손님도 없었고 뒷문 구석에 앉혀 놓았죠.

추웠는지 몸이 얼어있어 히터 바람에 몸이 녹는지 잠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생각 없이 저희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실수가 생긴 겁니다.얘가 자고 있는 바람에 소리가 안 나서 저희가 까먹게 된 것입니다.
손님이 한 팀 들어왔고 저희가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여자 손님이 노랑이를 보게 된 것입니다.
여자 손님은" 더럽게 길고양이를 가게에 들였냐? 병균이 옮으면 책임질 거냐? 지금 저 더러운 고양이를 만지고 요리한 거냐?"
하면서 음식값을 못 내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위생불량으로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손은 다 씻고 요리했거든요.
어떻게 더럽게 고양이를 가게에 들여보냈냐고 노발대발하면서 고양이가 얼마나 더러운지 아냐고 버럭버럭 화를 내더군요.
음식물이나 처먹는 고양이를 여기 식당에 들여놓는 식당은 처음이라며 당장 신고해야겠다고 난리였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이기에 잘못했다고 한 번만 봐달라고 하고 싹싹 빌었지만.. 맘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물론 저희가 잘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더러운 병균 덩어리라고 하는 게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꼭 그렇게까지 말해야 했나 싶었습니다.
오죽하면 이 녀석이 가게 문을 두드렸을까요...? 저희가 잘못했지만 하나의 생명을 더러운 병균 취급을 할 필요까지 있었나?
결국 그 손님은 음식값도 내지 않으셨고 저희는 죄송하다는 인사만 50번은 한 것 같습니다…;;
이글에 어떤 분들은 위생이 잘못됐다하실꺼라는거 압니다. 그래도 저에게 좀 충격적이었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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