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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길냥이를 만나게 된 사연

by 택시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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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고양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주택에서 살았는데
지하실에 항상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만지고 싶었던 어린 저는 손을 가까이 댔다가
고양이에게 할큄을 당했는데
그게 어찌나 심했는지 꼬매야 할 정도 당했거든요.
제 꿈은 사육사였지만 그 뒤로 고양이는 뭔가 무섭더라고요.

그런 저에게 고양이라는 시각을
바꿔주는 일상이 일어났습니다.

똑같은 일상 속에 저는
어김없이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게 뒤뜰에 어느 날부턴가 고양이 소리가 났고
유난히 고양이 소리가 많이 나길래 저는 궁금증에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웬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가 담벼락에 있는
엄마 고양이에게 낑낑 거리는 소리였습니다.

근데 고양이들이 너무 마른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뱃가죽이 정말 말라서 움직일 때 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보였고 유난히 눈에 그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얼른 지갑을 챙겨 들고 근처 편의점에서
고양이 캔을 사들고 오니
벌써 엄마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담벼락에 올라갔더라고요.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고양이에게
솔직히 겁을 먹었지만
배가 고팠을 고양이에게 뭐라도 주고 싶었던 저는 마땅한 그릇이 없어 종이컵에 캔을 덜어 줬습니다.
한참을 경계하던 녀석들은 살금살금 와서 먹는 모습에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물도 같이 주는 게 좋다 해서 종이컵에 물도 살그머니 밀어주었습니다.

다음날에도 와있는 고양이들이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또 찾아왔을까요? 신기한 마음에 또 지갑을 열어 밥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그다음 날에도 고양이들은 그 담벼락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또 몇 달이 지나 이제는 밥시간만 되면
알아서 와서 기다리는 녀석들 모습에
흐뭇해지는 제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고양이에게 거부감이 들었던 제가 어느 순간 변해버린 거죠.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마음에 다가왔거든요.
그때 알았습니다.'아 아이들을 보살펴줘야겠다'라는 생각.
그 뒤로 길냥이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되도록 손이 타지 않는 게 좋다 해서 늘 먼발치에서만 보기만 했는데도 참 좋았습니다.
이 녀석들도 그동안 눈에 익었는지 자세가 점점 편해지더라고요.
멀었던 거리도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저는 엄마 고양이에게 '쿠로'라는 이름을 제 마음대로 짓고 아기 고양이에게'시로'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근데 정말 희한한 게 가끔 가게 밖에 쿠로 모녀를 만나게 되었는데 "쿠로야~시로야~"하면 쳐다보면서
가까이는 오지 않는데 뒤에서 먼발치에서는 따라오더라고요.

저는 어느 순간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버렸죠.
저희 남편도 사실 고양이의 눈이 무서워 싫어했는데 제가 매일 밥을 주면서 같이 보다 보니 귀엽다고 하더군요.
그리고선 예전에는 안보이던 지나가던 길고양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시댁에 혼자 내려갔던 남편은 지나가던 길냥이 사진을 찍어 보내면서 "얘 참 이쁘지?"하고 카톡도 보내더라고요.
남편과 저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 거죠.

그렇게 고양이라는 존재는 남편과 저의 일상에 어느샌가 스며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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