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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물보다 진한 피

by 택시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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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글쓴이 택시입니다.
얼마전 언니에게 장문의 카톡이 왔습니다.

사실 언니나 가족들에게 제 블로그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언니가 알게 된것 같았습니다.
저희 남편도 사실 주소는 모르거든요.


여기가 저만의 유일한 안식처죠.
유일한 저만의 공간이기도 하고 내가 할수 있는 곳이기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밤새 저의 블로그를 보았다는 언니의 첫 카톡에는 마음이 아팠다는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어릴적 이야기를 보았는지 언니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제가 그렇게 상처를 받았을꺼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사실 언니의 그 카톡의 답장은 하지 못했습니다.
어떤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언니 봤어?^^;;?" "뭐하러 봤어~","나 괜찮아" 등등 여러가지를 썼다 지웠습니다. 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제마음은 괜찮지 않았기때문이죠. 언니의 카톡을 읽으면서 눈물이 뚝뚝 났습니다.



그냥 언니의 마음이 고맙기도 하지만 사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상처였고 보듬어 주던 않았던 상처였기에 늘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버리는 상처였기에 그 상처에 대해 말하는게 서러움이 터져버린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마음이 겹쳐 버린것 같았습니다. 몇년전부터 앓아오던 마음의 병도 다들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았고 그냥 혼자 감내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들속에서도 어짜피 혼자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나약하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하셨거든요. 오히려 저를 야단치셨습니다. 전 위로가 필요했을뿐인데요..

"네가 그렇게 상처 받았는지 몰랐었어" 라는 말이 왜 그렇게 슬펐을까요? 그말에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남편에게서 등을 돌리고 구석에 앉아 조용히 눈물을 훔쳤습니다.

제가 항상 듣고 싶었던 말이였기 때문일까요? 병원에서 늘 선생님한테 누구라도 좋으니 "괜찮아?"라고 물어봐줬으면 좋겠다라고 했었거든요.

언니의 카톡은 차마 다 읽지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다 읽지 않았습니다.차마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서 읽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어릴적 상처든 지금의 마음의 아픔이든 저에게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부모님과 얘기하는데 "언니가 나 왕따포스팅을 보고 카톡을 보냈어"라고 말씀드렸더니 또 그러시더라구요.

"왜 그때 말 안했어?말했으면 엄마가 달려갔지"

또 제 입을 다물게 하시더라구요.
말을 안한게 아니라 안들어주셨다는걸요.
전 분명 전학을 보내달라고 했었는데 아픈 동생때문에 듣지 않으셨다고 말하면 부모님은 또 말씀하시겠죠.
"동생이랑 너랑 같아?"

그쵸. 같지 않죠. 저는 상처받아도 티내면 안되는 애잖아요.
항상 강한 아이여야 하니깐요.
엄마아빠에게 항상 말 잘 듣고 말썽안부리는 착한 딸이여야 하잖아요.

그래도 언니라도 제 상처를 봐주려 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의 위안이 됩니다.

부모님은 제가 지하실 트라우마로 아직도 많이 괴로워 하는걸 전혀 모르시더라구요. 사실 몇번 지나가듯 이야기를 한적은 있는데 역시 제대로 듣진 않으시더라구요.

제가 남편이 없는 날이면 집안불을 다 키고 잔다는 것을, 남편이 있어도 방문을 닫고 잠을 자지 못한다는것을, 극장같은 곳을 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은 부모님 원망하는 글만 쓰게 됐네요.
어쩌겠어요? 제가 못난걸.

그래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언니라도 있는게 이렇게 힘이 된다는걸 또 느끼네요. 고마워 언니. 아팠냐고 물어봐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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