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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도와주세요

by 택시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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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글쓴이 택시입니다.
이틀 연달아 일상 이야기는 잘 안쓰는 편인데 어제 재밌는 일이 있어서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제가 조카바보인건 저의 블로그를 봐주시는 분들은 다 알고 계시는 사실이죠. 음하하 ...

조카 두녀석과 따로 단톡방이 하나 있는데 저희는 자주자주 얘기도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하루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심심하면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재밌었던거나 맛있는걸 먹으면 사진을 찍어서 약을 올린다든지.

근데 어릴때부터 저희언니가 얘들에게 잘못 가르쳐준게 있습니다. 이모 뜯어먹지말라는 거죠.

뭐 언니야 저를 생각해서 그런다는걸 알지만 저도 이모이고 조카들보면 항상 뭐든 사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거든요.
그래서 "뭐 가지고 싶은거 없어?" 물어보면 "엄마한테 혼나요","괜찮아요"라고 얘들이 그러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아주 속상합니다.

저는 이모나 삼촌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우리 조카들에게는 듬뿍 주고 싶었는데 언니가 자꾸 "큰이모한테 사달라고 하지마"라고 해서 언니를 뒤에서 째려보죠.......- _-)+나쁜 아줌마... 가끔 저도 이모노릇을 하고 싶은데 말이죠.

동생을 위해 그러는 언니의 마음도 고맙게 느끼고 있지만
한번씩 조카들이 사고 싶은걸 사달라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건 그렇고 퇴근 후 집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는데 큰 조카녀석이 급히 저를 부르더라구요. 이모를 또 놀리려나 했습니다.

단톡방에 이모를 애타게 찾는 조카

너무 귀여워서 웃겼습니다.
너무 구구절절 쓴 내용이며 얼마나 하고 싶길래 저한테까지 부탁을 한건지 웃기더라구요.

말씀드렸다시피 저희언니가 이모한테 뭐를 해달라고 하지말라고 어릴때부터 얘들한테 말을 해서 얘들이 저한테 생전 뭘 사달라거나 뭘 해주세요 하는게 없었거든요. 내심 기쁘기도 했습니다.

어린 조카가 '이모 힘 좀 써줘, 도와줘' 하는거잖아요. ㅋㅋ
그래서 바로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저도 언니는 무서워서 " 언니 오늘 기분 어때? 기분 나쁘진 않지?" 물어보니 " 아 왜 그러는데?" 하며 정색하길래 사실 조금 쫄았습니다.....
"나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수 있어.......?"
"뭔데? 들어보고 결정할께.(정색)"
"아니.. 무조건 들어줘...."

마흔살 언니에게 마흔이 다 된 동생은 댄스대회에 나가게 해달라고 떼를 썼습니다...하하

조카가 처음 부탁을 했고 뭔가 '이모 도와줘!' 한거라서 꼭 도와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언니한테 마흔살이 다 된 동생이 생떼를 다 부렸습니다.

"해달라고오오오오!!! 지금 약속해!!빨리!!!해준다고 말해!!!언니이이이이..!! 해줘어어어!!!응??으응??해줄꺼지?해줘어어"

저희언니가 “너도 맞고 싶니?" 라고 하더라구요. 푸하하 ..언니 .. 우리둘다 곧 마흔이야...

"언니 내얼굴봐서라도 한번만 해줘어어어엉~~~!!!! "했더니 저희언니가 완전 정색하면서 그러더라구요.

“니 얼굴보니까 더 해주기 싫다.....-_-“
언니 이러기 있어? 어떻게 그런 말을....흑

언니와 실랑이 끝에 언니가 조카랑 한번 얘기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조카에게 온 답장

휴 다행이도 언니가 이모 체면은 살려줬더라구요. 안들어주면 이모체면이 말이 아니였을텐데 그래도 체면은 살려줬네요. 언니가 안된다고 하면 어쩐담 하고 사실 고민했거든요.

언니와의 약속을 안지킨 조카에게 언니가 준 벌이였고 혹시나 언니를 우습게 볼까봐 걱정스러웠거든요.
‘엄마도 별거 아니다’ 이렇게 볼까봐요. 그래서 그냥 언니가 결정하는대로 그냥 냅두자 했는데 그래도 언니가 제 말을 들어줬네요.. 감동..😢

그러고 보니 저도 어릴때 참 배우고 싶은게 있었는데 엄마가 저는 안된다고 하셨던게 기억나더라구요.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싶다고 그렇게 졸랐는데 언니도 동생도 미술을 전공하다보니 너까지 엄마 힘들게 하지말라면서 저한테는 용납을 안해주셨던게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그게 참 나이를 먹어도 후회가 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그래서 조카가 하고 싶은 일은 꼭 다 해보면서 컸으면 좋겠어요. 물론 언니 말처럼 공부가 제일 중요하긴 해요.

저희조카에게도 제가 말을 해줬거든요. 공부 안하면 몸이 힘든일만 하는거라고. 아직은 이해 못하더라구요. 초등학교5학년이라...ㅎㅎ공부 안하면 뼈저리게 후회할날이 올텐데 ...

조카가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고 싶은것도 많이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차곡차곡 경험이 쌓여서 조카의 미래가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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