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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일상

상처엔 마데카솔과 대일밴드

by 택시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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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쓴이 택시입니다.
오늘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는 작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던 일을 적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얼마전에 손목을 많이 다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음식점이다 보니 물에 계속 젖는 바람에 다친부위가 자꾸만 상처가 곪고 상처가 터지는 바람에 피가 엄청나게 나곤 했죠.

그렇지만 사실 저는 그 상처를 그대로 뒀습니다.
제 상처가 너무 크고 노랗게 곪았는데도 아무도 신경도 쓰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이 사실 서운하기도 했고 서럽기도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프면서도 괜한 오기로 될대로 되라식으로 그냥 방치해두었습니다.

사람이라는게 모를 수도 있는 것인데 참 제마음이 너무 약해져 있어서 그런건지 이런것조차 눈채채지 못하는 주변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상처에서 피가 나는데도 아무도 모르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있는 단톡방중에 인프피끼리 친한 방이 하나 있습니다. 인원은 셋이지만 셋이서 한시간 반이나 통화할만큼 항상 즐거워지는 사람들이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그러다가 손목을 다쳤다는 이야기를 했고 장난식으로 약 좀 보내봐라 하는 이야기에 일명 서프피라는 분이 대뜸 전화를 하더라구요.
(INFP방이라 장난식으로 성씨+프피를 붙여서 부릅니다)

"문앞에 두고 가라고 했으니까 이따가 나가봐"

서프피가 보낸 배달의 민족

정말로 조금 있다가 나가니 왠 배달의 민족 봉지 하나가 놓여있더라구요. 봉지안을 들여다보니 여러가지가 들어있더라구요. 하여간 말은 안해도 다정하기 그지 없는 서프피입니다.

마침 남편하고 한바탕 싸운후라 남편이 " 밥먹을래?" 하고 말거는데도 " 너나 먹어!!!"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제가 배달음식 봉지를 들고 들어오니 남편이 어이없어하더라구요. ㅋ꺼내보니 잘라서 쓰는 밴드와 달달한 것들이 들어있었는데
아무래도 기분 좀 달래라는 의미인것 같았습니다.

기분이 정말 안좋았는데 밴드를 붙히고 팥빙수에 우유를 붑고 먹으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참... 사람이라는게 단순하더라구요. 푸하하

또다른 멤버로 정프피라고 언니가 있는데 어제 희안하게 저에게 자꾸 아파트에 대해 물어보더라구요. 왠 아파트지?하면서 그냥 주택에 사나보다 하면서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저희집에는 아파트 현관비밀번호를 누르냐고 하길래 평소에도 서로 아무렇게나 개인정보를 주고 받아서 비밀번호를 써주고  "선물보내주려고?"했는데 정말 아침에 쿠팡으로 선물이 왔더라구요.

정프피언니가 준 쿠팡선물

잠이 깬 새벽녘, 언니에게서  "이따가 배송 갈꺼야. 약 꼭 발라" 하는 말도 남겼더라구요.

순간 울컥했습니다. 두명 다 사실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닌데도 나에게 이렇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마음이 울컥하더라구요.저를 위해 인터넷에서 이걸 찾아봤을 언니를 생각하니 너무 고맙더라구요.

왜 그런말이 있잖아요, 여자가 꽃선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꽃이 좋은 것이 아니라 꽃을 사가지고 오는 남자의 그 과정이 좋은거라고... 저도 그렇더라구요. 나를 생각하고 둘이서 보고 골라가며 보낸준것이 어떤 상처에 바르는 약보다 치유가 좋았고 어떤 상처도 아물게 하는 밴드가 되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아직도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구나.. 아직 내 상처에 밴드를 붙혀줄 사람들이 있구나..'


사실 상처를 방치를 한건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게 혼자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가지고 유난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부쩍 우울했던 요즘 저에게는 이런게 참 사소하지 않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참 나에게는 사소한 일이고 쉽게 해줄수 있는 일이지만 그 상대에게는 크게 위로가 될때가 있잖아요.

오늘이 그런 날인 것 같아요. 물론 사소한 일이거나 쉽게 해줄수 있는 일이라는건 아니구요.그냥 뭐랄까? 대일밴드와 마데카솔을 준것인데 이게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사실 저는 손목보다 마음이 아팠나봅니다.누군가 내 상처를 알아봐주길.

PS.하나언니,강민오빠 너무 고마워. 언니오빠덕에 상처가 금방 나을꺼같아. 그리고 밴드 보면 자꾸 웃음이 나는게 기분이 좋아. 마음 써줘서 너무 고마워. 그 마음 감사히 받을께. 언니오빠가 언제든 힘들고 아픈 시기가 온다면 나도 꼭 언니오빠의 밴드가 되어줄께.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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