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자녀를 보는 부모마음
참 작았던 너였는데 , 어느덧 네가 삶의 무게를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니, 그 사이 내가 이런 나이가 되었다니, 세월이 무척이나 빠르다. 살아가며 겪는 너의 고민이, 부딪히는 너의 고생이, 모두 나의 탓인 것만 같아서, 많은 것들을 물려주지 못해서 늘 많이 미안하다. 내눈에는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데, 그런 네가 나를 걱정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부족함 많은 나에게서, 제대로 뒷받침 해준 것 없는 환경에서, 그럼에도 이렇게나 반듯하게 잘 자라주어 고맙고 또 고맙다. 이제 얼마나 너와 함께할 수 있을까. 이제껏 지내온 시간보다 적을 앞으로의 날들에 너와의 모든 순간이 귀하다. 안부 인사라도 더, 밥 한 끼라도 더, 너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날들이 추억이 되어 혹..
2022. 1. 1.
내 청춘을 나눠주고 싶은 사람, 엄마
엄마에게 내 청춘을 나눠주고 우리 같은 나이로 살아보고 싶다. 모든 면에서 엄마가 나이 먹었다고, 엄마가 엄마라고 느끼지 못할 만큼, 그렇게 나와 똑같은 시기의 모습으로. 또래의 모습으로. 그렇게 나와 같이 학교 다니고, 같이 쇼핑하고, 같이 맛집 다니고, 같이 여행도 하고, 같이 공부도 하고.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내 나이의 엄마가 너무 궁금하다. 아니 실은, 내 나이의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를 키우느라 그때의 엄마가 통째로 사라져버린 것 같아서, 내가 엄마의 젊음을 삭제해버린 것 같아서,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 내 모든 청춘을 나눠주고서라도 엄마와 친구하고 싶다. 엄마가 내게 그렇게 해줬듯이.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2021. 12. 31.
내가 끌어다 쓴 엄마의 젊음은
내가 입은 예쁜 옷, 내가 신은 예쁜 신발, 내가 좋아하는 장소, 내가 가장 즐기는 취미생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내가 만난 나의 인연들. 내가 그것을 갖기까지, 내가 그것을 찾기까지, 내가 그것을 하기까지, 그 과정에는 늘 엄마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믿음, 보이지 않는 배려, 보이지 않는 온기, 보이지 않는 확신, 보이지 않는 염려, 보이지 않는 진심, 보이지 않는 사랑.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였다. 단지 내가 보지 않은 것뿐이였다. 엄마는 늘 그자리에 있었고 나는 늘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는 젊음을 잃었고, 나는 더욱 나를 찾아갔다. 그렇게 끌어다 쓴 엄마의 젊음은 내가 되었다. -책 [존재만으로 빛나는]
202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