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밥 먹었냐는 의미는
나에게 밥은, 일상을 위한 끼니였고, 연인을 위한 선물이었다. 나에게 밥은 , 모임에서의 소속감이었고, 친구들과의 유대감이었다. 나에게 밥은, 언제 한번이라는 흔한 인사말이었다. 엄마에게 밥은, 내게 말을 건네기 위한 명분이었고, 잘 지내고 있냐는 안부 인사였다. 엄마에게 밥은, 내 건강을 위한 걱정이었고, 너무 힘들어 말라는 격려였다. 엄마에게 밥은, 지칠 때 언제든 찾아오라는 위로였다. 지나고 보니 엄마에게 밥은, 엄마의 목소리였다.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내 곁에 있어주겠다는. 내밥에는 엄마가 없었고, 엄마의 밥에는 나만 있었다. [존재만의로 빛나는]
2022. 1. 4.
내가 끌어다 쓴 엄마의 젊음은
내가 입은 예쁜 옷, 내가 신은 예쁜 신발, 내가 좋아하는 장소, 내가 가장 즐기는 취미생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내가 만난 나의 인연들. 내가 그것을 갖기까지, 내가 그것을 찾기까지, 내가 그것을 하기까지, 그 과정에는 늘 엄마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믿음, 보이지 않는 배려, 보이지 않는 온기, 보이지 않는 확신, 보이지 않는 염려, 보이지 않는 진심, 보이지 않는 사랑.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였다. 단지 내가 보지 않은 것뿐이였다. 엄마는 늘 그자리에 있었고 나는 늘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는 젊음을 잃었고, 나는 더욱 나를 찾아갔다. 그렇게 끌어다 쓴 엄마의 젊음은 내가 되었다. -책 [존재만으로 빛나는]
2021. 12. 31.